120204 '아무것도 하지말자' @ 꽃땅 : 얄개들, 파블로프, 룩앤리슨, 에어빌로우


 지난 토요일, 이태원에 위치하고 있는 Bar 꽃땅에서 서강대 근처에 위치한 '얄개방' 합주실을 쓰는 밴드끼리의 조인트 공연이 있었다. 같은 합주실을 쓰지만 서로 친하지 않다고 소개한 이들, 심지어 이 날 공연에서 처음 본 멤버도 있다고 했다. 같은 합주실을 써도 서로 연습시간이 따로 정해져있고, 아무래도 바빠서 그런건가? 어찌됐든 같은 공간을 쓰면서도 별로 친하지 않다는 건, 그리고 그러면서도 이런 공연을 기획했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귀엽고 재밌었으며, 또 내가 좋아하는 몇 밴드가 있었기 때문에 찾게 되지 않았나 한다. (사실은 서로서로 친할지도 모른다. 속은게 아닐까.) 



보시다시피 이 날의 공연은 룩앤리슨 Look and Listen 을 시작으로 에어 빌로우 Air Below 얄개들 the Freaks 그리고 파블로프 Pavlov 순으로 진행되었다. 룩앤리슨은 이번 공연에서 처음 라이브로 접하였고, 그동안은 Wake up 등 몇몇 곡들만 유튜브로 접해왔었는데 실제로 보니 귀엽고 상콤하고 그런 음악들이다. 이번에 어떤 곡들을 했었는지는 지금 하루가 지나고 나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래서 제목에 Review라고 붙여놀 수가 없었다 이건 뭐 리뷰도 아니고 아닌것도 아니고 그냥 갔다왔다고 주저리주저리 쓰는 정도니까) 이 공연의 스타트를 끊기에 참 좋은 팀이었다고나 할까 ! 


다음으로 나왔던 에어빌로우는 영어가사를 부르는 밴드 ! 그리고 영어를 잘하고 한국어를 잘 못하는 회색머리의 (...) 훈남 아저씨 보컬과, 다른 젊은이들이 있던 밴드였다. (그 중 밴드 온달의 멤버도 있고, 썸머히어키즈 Summer Here Kids 와 서교그룹사운드에서 드럼을 치고있는 최욱노 (드럼) 씨도 있고.. ) 역시 무슨 곡을 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보는 내내 영어가사로 유창하게 노랫말들을 읊어대서 그런지 국내밴드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는 신선하기도 하고, 또 뭔가 이끌리는 맛이 있었으나 사실 보컬이 잘 들리지는 않아서 '아 아무래도 공연장에 문제가 좀 있나'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뒤의 얄개들과 파블로프같은 경우에는 그렇지 않아서 아무래도 밴드간에 세팅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구나 하고 느끼기도. 공연 영상을 찾아보고 싶으시다면 아마 유튜브에서 CrushOn8 님의 영상을 찾다보면 나올 것이다. (이날 분명히 오셨었던 것 같은데)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우연찮게 친구에 의해 밴드음악을 더 폭넓게 접하기 시작했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지금 폭넓게 듣고 있지는 않지만 그때보다 폭이 1cm는 넓어지지않았을까.) 그래서 그 당시 음악을 같이 듣던 친구들과의 로망같은 것이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공부하기 싫어서 여러가지 잡생각도 많이 들고 또 자꾸 다른길로 새나가고 싶고 그럴 때 우리는 졸업을 하고 나면 꼭 밴드를 하자는 약속도 하고 그랬다. 그 당시 멤버는 세명이었는데, 드럼-기타-베이스 요렇게 한명씩 3인조로 말이다. 매일매일 그런 로망을 꿈꾸면서 미래에 쓸 밴드 이름을 정해보기도 하고, 뭔가 지금 생각해보면 허세 가득찬 이름이었던 것 같지만, 재밌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그런 다짐과 약속들이 졸업을 하면서부터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드럼을 치기로 했던 친구는 한번에 대학에 붙어서 대학가서 드럼을 치기 시작했는데, 나머지 둘 그러니까 나를 포함한 둘은 재수를 했다. 재수가 끝나고 바로 했으면 좋았을텐데 ! 웬걸 나는 삼수를 했다. 재수하는 친구는 끝나자마자 기타를 치기 시작하고, 나는 대입을 마치고나서야 베이스를 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뭔가 어렸을 때의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들과 밴드를 같이한다는 건, 개인적 사정이 살면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성격차이도 있을 수 있어서 힘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오랜 친구들끼리 하고 있는 밴드들을 보면 마냥 부럽다. 그런 밴드가 바로 이어서 나올 얄개들과 파블로프이다.
 얄개들은 동북고 출신의 친구들로 이루어진 밴드이다. 얄개들 검색해보면 웹툰같은 것을 비롯하여 여러가지가 나오니 꼭 검색해보시고 알아두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더 잘 될 밴드니까 ! 이날 공연을 끝으로 얄개들은 1집 활동을 접고 다음 앨범을 준비하며 휴식에 들어간다고 하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날 공연 중 유일하게 앵콜곡을 했다. (다른 팀도 앵콜 요청을 안받은 것은 아니나 공연이 딜레이 되서 하지 못했었다.) 공연을 보던 팬이 '우리 같이'를 1절까지만이라도 해달라고 애타게 요청하여, 정말 1절까지 하려나 했는데 그 곡을 중간에서 끊을 수가 있나, 결국 끝까지 했다. 얄개들은 이 날 '우리 같이'를 비롯하여 무화과 오두막, 눈알에 눈물, 청춘 만만세, 2000cc, 꿈이냐, 산책 중에 우연히 마주친 외할머니 (기타가 중심이 된 편곡) , 불구경을 노래했다. 
 

파블로프의 경우에도 내가 알기로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라고 알고있다. 지금이야 국민대 미대, 한예종, 서울대 미대 등에 재학중이거나 휴학중이고. 더군다나 나이도 나랑 동갑이어서 뭔가 부러움이 더 증폭되지 않나한다 ! 멋있다, 파블로프의 공연은 뭐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워낙에 무대에서 분위기를 휘어잡는 프론트맨이 있기 때문에. 이날 파블로프는 밤밤밤과 불을 당겨주오 등을 노래했고, 마지막에는 얄개들이 보는 앞에서 얄개들을 노래했다. 




매번 홍대 쪽으로만 다니던 공연이 최근에는 여기저기로 많이 분산 된 느낌이다. 이 곳, 이태원의 꽃땅도 있지만 문래동의 로라이즈도 있고 공연은 공연을 펼칠만한 무대만 있으면 어디서든 열리는 것 같다. 굳이 홍대에서 국한될 필요가 있을까. 아무래도 요즘 연애를 안하다보니까 잉여짓만 하면서 공연이나 보러다니는 것 같아 스스로 걱정이다. 그래도 얄개들 보는 맛에 겨울을 보낸 것 같은데, 이제 얄개들마저 한동안 활동을 안한다니. 이제 무슨 공연을 보러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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